목록성추행 (17)
Truth be told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3485.html 2월 4일,SBS스페셜 방송이 끝나고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새벽 1~2시경에 장문의 톡이 왔다.한겨레 기자님이었다. 톡으로 이야기를 하고 처음 기자님을 만난 곳은 춘천지방법원이었다.이때는 기자님이 맞는지... 조금 의심이 들었다.때로는 너무 솔직하시고, 때로는 너무 덜렁거리셨다.내가 생각했던 기자님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마 이때부터 기자님에 대해서 경계를 풀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기자의 모습이었다면,이런 내용의 인터뷰 기사가 나올 수 없었을거다. 2월 9일 인터뷰 하는 날, 한겨레 본사에서 사진을 먼저 찍고,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서 유명한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
이제는 미투에 대한 새로운 기사가 올라올 때마다 무섭다. 아니, 두렵다. 잃을게 없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법인데... 폭로한다고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는건 아닌데.... 미투가 해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정부는 왜 아무런 대책이 없는지. 외교정치하느라 국민은 뒷전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두려움. 폭로들이 이어질 수록 두렵고 겁이난다. 해결책이 없는, 대책이 없는 지금이 너무 두렵다. 칼날의 끝이 어디로 향할지.... 걱정된다.
'김은희' 라는 이름, 얼굴 공개. 이렇게 빨리 공개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도 훨씬 빨랐던 것 같다. 결정적 이유는 주위 많은 분들의 응원과 위로와 격려 덕분인것 같다. 절대 나 혼자라면 할 수 없었을 모든 일들인데 함께 해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일히 나열하고 싶지만 그러면 끝도 없을것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힘을 받았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방송으로 인해 마음아프고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게 방송에 나오기까지 가장 많이 고민하고 망설였던 이유다. 내 사람들은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 방송을 만류했지만....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최종 목표였기에 'SBS스페셜 다큐'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게 힘이다. 경험해본 사람은 이 말이 어떤 말인지 안다. 내 사건에 대한 기사가 나간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주고 있다. 나와 비슷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많은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상상 그 이상이다...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0911_0000092633&cID=10301&pID=10300 나도 사건을 진행하면서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와 거짓말들이 말못하게 힘들게 했다.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나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가해자의 태도에 화가 많이 났었다. 차라리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용서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그런 고민하는 시간조차 아까울뿐이다. 나 또한 역으로 무..
"질문, 15~16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인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었다면 어떤게 지장을 주었는지요?"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일반적인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고,일반적인거라 믿었던 모든게 트라우마였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였음을 알게 된 그 충격을 누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이 모든 과정이 상처고 아픔이고 슬픔인것을..... 누가 알아줄까... 남들이 느끼지 않는 감정과 감각을 느끼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남들이 보지 않는 것까지 보게 되는 모든 것들이나는 일반적인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더 감추고.............. 숨기고.......... 더 밝아보이려 했다. 그렇게 나는 고통과 슬픔, 아픔에 순응되어 있었다. 솔직하지 못했고, 용기가 없었고, ..
되도록이면 블로그 글 쓸때 감정적으로 안쓰려고 했는데 이번 글을 감정적으로 쓸 수 밖에 없다. 무엇이 그리 억울해서무엇이 그리 불만이여서 항소이유서를 그렇게 냈을까? 나보다 더 억울하고나보다 더 불만일 수 있을까? 공소기각? 무죄?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해서 항소이유서는 이렇게 낸거세요?말도 안나온다 정말....반성문 3번이나 제출했길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나보다 했는데아니 웬걸.....반성은 커녕 항소이유서를 말도 안되게 써서 냈네. 진짜 기억상실증 걸렸거나 진짜 뻔뻔하거나 둘 중에 하나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2018년 1월 10일 15시 30분.항소심 1차 공판. 1월 5월 국가고시.내가 국가고시에 떨어지면 그건 나만의 책임일까? 왜 자꾸 죄를 가중시키는지 모르겠다....진짜 너무 ..
성범죄 피해자 대부분은 사건이 수면위로 들어나는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시기는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사를 내거나 인터뷰 한것에 대해 후회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특별한 케이스였다는 말이 하고 싶다. 사건을 진행 할때 이슈가 되었던 성범죄 사건들이 나에게 확신을 주고 방향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에나도 이기면 꼭 기사를 내서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줘야겠다고 항상 다짐을 해왔었다. 그 다짐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죗 값을 치르게 한 뒤에 세상에 사건을 공개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모습때문에 용기를 강요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한다.잘 못된 것이 아니라고 해서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설령 옳은 일이라도 강요를 할 수 없다. 나도 한 순간 감정에 휘둘려 누군가에게..
메일로 직접 #Metoo #미투 캠페인에 동참해주신 용기있는 이야기. 아래글은 작성자의 동의하에 게시되었습니다. ----------------------------------------- 뭐 이걸 제가 써서 보낸다고 달라질건 없겠지만 요즘 #me too 뉴스를 접하고 검색하던도중 님의 메일을 봤어요. 이제는 잊혔던 이야기이고 사는데 딱히 지장도 없었지만~ 흠...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제딸을 위해 글을 씁니다. 때는 제가 고1 . 성교육등이 그닥 활성화되지않던 1997년 제 나이 만15세 였습니다. 전북 군산 00여자고등학교 1학년 재학하였고 생각해보니 담임께도 말을 못했네요. 창피하고 뭔가의 수치때문에.... 1학기 새로운 시작과동시에 학교에서 일본교환학생들을 맞이하는 대표 연설자를 구하고 있었고 저..
한동안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서 글을 써야지 써야지 생각만하고 있었답니다......ㅎㅎ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까 주제가 딱히 떠오르는게 없었는데......................... 어제 누군가가 그랬다. "난 주위사람이 좋아서 이겨 낼 수 있었어~ 아니였음 못했을거야" 그래서 떠오른 주제는 '힘'이다. 사건화를 시키고 재판을 하면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고, 유독 더 힘든 날도 있었다.사람한테 상처받기도 하고 기분이 나쁜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고비와 좌절을 극복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었다.재판을 그만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날도 많았다. 어렵게 시작한 재판이고 힘들게 버티고 있는게 현실이었다.거리상 광주에서 원주는 당일에 가기 힘들어서 재판를 위해 하루전날 서울을 올라가야 했고, 그..
진정서와 탄원서를 같은 말로 사용하기도 하는데,진정서를 처벌을 해달라고 진정을 하는 것이고,탄원서는 선처를 해달라고 탄원을 하는 것이다. 진정서는 사건 당사자가 쓰기도 하고, 사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모두가 쓸 수가 있다. 다만, 진정의 이유와 취지를 써야하기 때문에 사건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으면 좋다. 나도 진정서라는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혼자 알아보고 주위사람들에게 진정서 좀 써달라고 부탁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였다. 그 과정에서 많이 힘들기도 했다.세상에 진정서를 써본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사정이야기하고, 사건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 진정서를 쓰는 요령, 예시를 알려드리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전화로 이야기만 했을 뿐인데 기운이 하나도 없고 지치게 된다. 진정서를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