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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낸 이야기

#인터뷰를하는이유

젊은희 2018. 2. 25. 19:00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3485.html





2월 4일,

SBS스페셜 방송이 끝나고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새벽 1~2시경에 장문의 톡이 왔다.

한겨레 기자님이었다.


톡으로 이야기를 하고 

처음 기자님을 만난 곳은 춘천지방법원이었다.

이때는 기자님이 맞는지... 조금 의심이 들었다.

때로는 너무 솔직하시고, 때로는 너무 덜렁거리셨다.

내가 생각했던 기자님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마 이때부터 기자님에 대해서 경계를 풀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기자의 모습이었다면,

이런 내용의 인터뷰 기사가 나올 수 없었을거다.



2월 9일 인터뷰 하는 날,  한겨레 본사에서 

사진을 먼저 찍고,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서 유명한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무실의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책상에는 노트북이 있었고, 의자는 양쪽을 마주보고 있었다.


"기자님, 저 취조하시는거 아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자님께 장난스레 한마디 건냈다.

이 말을 시작으로 자연스레 인터뷰를 진행되었던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나는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의자에 접어 올리고 

편안한 자세로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일명 아줌마 자세) 

한쪽 팔을 책상에 올리고 턱을 받치기로 했다.

물론 기자님도 똑같은 자세를 .....^^



그만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했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글도 너무 잘 정리해주셔서 횡설수설했던 말들도 

전달력있게 서술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말하고 싶었던 내용에 대해서 

질문을 거의 다 해주셔서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어서 속이 후련했고,

기사에도 대부분의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서로가 진심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인터뷰였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박현정 기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나는 고소를 하기 전부터 꼭 언론에 알리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2017년 12월 말부터 촬영을 시작한 SBS스페셜도 

중간중간 심적 변화때문에 힘들기는 했지만

처음에 출연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PD님께 감사했다. 

방송에 나올 수 있게 해주셔서.


2017. 10. 13. 선고 이후, 

중앙일보와 스포츠조선 기사를 통해 사건이 알려졌고, 

올해는 SBS스페셜과 한겨레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말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했던 목적은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광주인화학교사건(도가니사건), 

조두순 사건,

나주 초등생 납치성폭행 사건, 

신안군 섬마을 성폭행 사건,

도봉구 22명 집단 성폭행 사건.


내가 고소를 준비를 할 때 도움이 되었던 기사들이다. 



'꼭 이겨서, 승소해서 이런 사건들처럼 

다른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기사들처럼 

다른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언론플레이를 해야지'



목적에 맞는 목표를 달성한 지금,

더이상의 언론 노출은 

나한테도, 숨은 피해자들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그 이상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내 사건에 대한 내용은 기사를 보면 구체적으로 나와 있고, 

내 생각에 대한 내용은 방송과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중복적인 내용을 가지고 반복적인 인터뷰는 피하고 싶다.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론사에게만 이익이 되는 인터뷰를 하지 않을 거다. 



나에게 다음 목표가 있다면,

어떤 기관이든, 단체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게 하는 것이다. 

힘겹게 용기낸 피해자들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

그게 나의 목적이다. 


지금의 미투운동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지금의 현상이 오래될 수록 피해를 보는건 용기낸 사람들이다. 


대책이 없는 지금, 

이제는 내가 단순히 '용기를 내시라' 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다른 피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책이 없는 지금.

용기를 부추기는 것은 2차, 3차 가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긴다면, 

그때 다시 용기에 힘을 보탤거다. 

함께 할거다.




ps. 우리나라에서 미투운동을 안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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