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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작가님께...

젊은희 2018. 2. 6. 06:04
우연히 미지작가님께서 페북에 쓴 글을 보았다.
방송 전과 방송 후의 글.

방송이 나가고 나서,
그리고 작가님의 글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들을
작가님께 전하고 싶어서 여기에 편지를 쓴다.
작가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은데....
내가 해드릴 수 있는건 없고....
이런 나의 생각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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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작가님,
페북에 댓글로 남기려다가 말이 너무 길어져서
블로그에 옮겨쓰게 되었어요 ㅎ

우선, 댓글에도 남겼듯이 촬영기간동안 많이 못 만나서 아쉬웠어요...
촬영 전에 미팅때 한번, 정식 인터뷰 때 한번.
이 두번이 다인것 같아요....ㅠ
작가님의 살인적인 스케줄에 여유가 생기면 맛있는거 먹으러가요!^^

작가님, 작가님,
저는요. 성폭력 피해자 김은희라고 불려도 기분 나쁘지도 않고 신경쓰이지도 않고 전혀 상관이 없어요.

근데요....
기분 좋은게 뭔지 아세요??
sbs스폐셜 연관 검색어에
'테니스 김은희', 'sbs스페셜 김은희', '테니스선수 김은희', '김은희' 이렇게 있는거에요!!
그거 보거 기뻤어요 ^^

블로그 통계도 마찬가지에요 ㅎㅎ

'김은희' 라는 세 글자 앞에 붙는 말은 저를 꾸며주고 설명하는 말이 잖아요.
저를 생각할 때 성폭력 피해자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지 않고 주로 테니스, sbs스페셜이 라는 단어를 떠올려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제가 그 동안 성폭력 피해자 김은희가 아니라
테니스 선수 김은희로 살아왔다는 거잖아요 !
그리고 용기 있게 sbs스페셜에 나간거 잖아요 !
저 잘 살아왔고, 잘 살고 있는거 맞죠??^^

작가님, 저는요.
중학교 때부터 유명한 테니스 코치가 되고 싶었어요.
그 사람보다 더 유명해지고,
그 사람보다 더 인기있고,
그 사람보다 더 똑똑하고,
그 사람보다 더 유능하고,
그 사람보다 더 능력있고,
그 사람보다 더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게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2014년에는
그 사람보다 더 높은 위치,
그 사람보다 더 많은 힘,
그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
그 사람보다 더 많은 인정,
그 사람보다 더 많은 신뢰,
그 사람보다 더 많이 행복한 사람이 되는자는 목표가 생겼어요.

그러면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목표를 적었어요.

그런데 1번부터 8번까지랑 마지막 9번째 목표는 좀 달라요.
9번 목표는1번부터 8번까지 목표들을 이뤄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거든요.
저의 9번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목적도 이룰 수 있어요.

왜냐면요,
제가 1번부터 8번까지 목표를 통해 이루려는 목적은'복수'였기 때문이에요.
(좀... 복잡하죠??ㅎㅎㅎㅎ 저도 정리가 잘 안된다는....ㅜㅜ)

목표를 위한 목표는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1차 목표는 이룬 것 같아요.

'Live well. It is the greatest revenge.'

그 사람보다 더 행복하기, 더 성공하기, 더 잘살기.
이것보다 더한 복수는 없는것 같더라구요.
이것이 최고의 복수라는 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이게 정답이라는건 누구나 알거에요.
 
힘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오르는 것,
그 위치가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저는 정말 행운아 같아요. ㅎㅎㅎ

주교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는 이런 생각도 했어요.
권력이라는거, 권위라는걸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면....
힘없고 약한 사람을 위해 쓸 수 있다면.....
권력이라는거, 권위하는거 한번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권력, 권위라는 걸 진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리했지만요 ㅎㅎㅎ

이런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방송하는게 즐거웠나봐요^^
방송도 어떻게 보면 권력이 될수도, 권위가 될수도 있으니까요.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정말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방송을 하시겠구나 싶었어요.

함께 촬영해주셔던 카메라 감독님 4분(성함을 몰라서ㅜ),
정준기 피디님, 최선민 피디님, 최은경 조연출님, 정채진 막내작가,
김미지작가님 외에 같이 해주셨던 3명의 스텝분들.
정도 많이 들고 좋은 경험, 평생 못해볼 경험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의 목표와 목적을 이루는데 함께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많은 피해자 분들이 최고의 복수를 하실 수 있도록 저도 돕겠습니다.
작가님도 도와주실거죠??ㅎㅎ

그리고 작가님.....
맛있는 거 먹으면서 고민을 좀 들어주셔야겠습니다...
9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시고,
상대적 목표였던 1차 목표가 달성되었으니
절대적 목표를 같이 고민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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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노트를 공개하려니 조금 많이 민망하지만....
      이 또한 젊은희의 용기인걸로 😉

작가님!
그거 아세요??

저..... 제 이름이 싫어서....
재판끝나면 개명하려고 작년부터 이쁜 이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sbs스페셜 덕분에 제 이름이 좋아졌어요.
제 이름이 이쁘다고 느낀것도 처음이에요.
제 이름이지만 저조차도 낯설고 싫었던 이름인데
방송을 계기로 좋아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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